영화 PMC 더 벙커 (Take Point, 2018) 후기
감독/각본 : 김병우
주연 : 하정우, 이선균
장르 : 액션
줄거리
용병으로 구성된 글로벌 군사기업 블랙리저드 팀이 거액의 보수가 걸린 프로젝트를 CIA로부터 의뢰받게 됩니다. 팀의 리더이자 모든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끈 에이햅(하정우)은 팀원들과 함께 새로운 프로젝트 장소로 오게 되는데..
DMZ 지하에 있는 비밀벙커에서 이루어지는 은밀한 작전, 그러나 예상과는 다르게 상황은 꼬이게 되고 서서히 비밀작전의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과연 블랙리저드팀은 무사히 작전을 끝낼 수 있을까?
<더 테러 라이브>라는 걸출한 작품을 연출한 김병우 감독의 신작이라 관객들의 기대가 큰 작품이었습니다. 전작과 동일하게 하정우 배우를 기용하고 국내에서는 보기드문 신선한 소재로 평단에서는 호평을 받았지만 대중에게는 스토리의 설정이 방대하고 화면이 마구 흔들려서 관람하기 불편했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최근 한국의 예술 전반의 종류와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는데요. 음악만해도 여러 크로스오버 적인 요소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대중의 취향에 맞는 센스있는 결과물들이 점점 늘어나는 트렌드입니다. 그런 영향을 받은 작품 중 하나가 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 영화는 정말 FPS 게임처럼 역동적입니다. 게임을 하는 것 같은 총격전도 국내 영화에서는 볼 수 없을 정도로 화려합니다. 다만 스토리가 너무 복잡하고 어려워서 보느내내 머리 속으로 정리를 하다보니 중반부 이후부터는 영화 자체에 집중도가 떨어지게 되더군요. 아마 게임을 별로 해보지 않았거나 싫어하는 관객이 이 영화를 관람했다면 멀미가 났을 겁니다.
이 작품은 이야기가 복잡합니다. 미 대선 후보의 당선을 위한 전략과 북한 내부 분열, 블랙리저드팀의 분열 등 스토리가 너무 많아 정리가 힘들었습니다. 아마 드라마로 만들어졌다면 내용을 이해하기가 좀 더 수월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PMC 더 벙커>는 전작인 <더 테러 라이브>와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똑같이 밀폐된 건물 안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조력자와 핸드폰 같은 매개체를 이용하여 대화를 나누고 나의 의지로 상황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닌 권력자들의 의지에 따라 상황이 좌지우지되는 등 비슷한 점이 많은 꽤 많은데요. <더 테라 라이브> 때는 정말 하정우의 연기가 신들렸다싶을 정도로 긴박감과 몰입감의 정점을 보여주었습니다.
김병우 감독은 이전에 비해 좀 더 크고 화려한 스타일로 확장한 작품을 만들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직 국제용병기업이나 비밀작전 액션과 같은 소재들은 미드나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작품들에 익숙한 한국 관객들의 눈높이에는 다소 낯설고 어색하게 느껴져서 김병우 감독의 의도가 약간은 무리수가 아니었나 하는 평가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야기가 복잡하고 개연성에 문제가 있어 중반부터는 보기가 좀 힘들었지만 기존 작품에서는 볼 수 없었던 후반부의 멋진 연출 감각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마지막 낙하장면은 정말 압권인데요. 비행기에서 떨어지면서 지상에 무사히 착륙하기 전까지의 장면들이 끊기지 않고 묘사되는데 정말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였습니다. 이걸 롱테이크식 연출이라고 하더군요. 개인적으론 마지막 비행기 낙하 장면이 모든 단점을 커버할 정도로 훌륭한 연출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부하를 구하지 못하고 다리마저 잃어야했던 에이햅(하정우)이 똑같은 상황에서 같은 선택을 하고 결국에는 북한 의사(이선균)를 구해내고 남과 북이 서로 부축하고 함께 걸어나가는 장면에서 야릇한 희열과 희망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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